1편에서 디지털 기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 이제는 내 생각을 담을 '그릇'을 정할 차례입니다. 하지만 앱스토어에 '메모'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수백 개의 앱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남들이 노션이 좋다니까 일단 깔아보자"는 식으로 접근하면 십중팔구 일주일도 못 가 포기하게 됩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메모 앱도 저마다의 '성격'이 있습니다. 어떤 앱은 정리 정돈에 특화되어 있고, 어떤 앱은 빠르고 가벼운 것에 목숨을 겁니다. 제가 수많은 앱을 직접 유료 결제하며 사용해 보고 느낀, 초보자를 위한 3대장 앱의 특징을 아주 솔직하게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1. 노션(Notion): "모든 것을 한곳에 모으고 싶은 맥시멀리스트"
요즘 '생산성' 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앱입니다. 텍스트, 이미지, 표, 할 일 목록을 레고 블록처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장점: 디자인이 정말 예쁩니다. '데이터베이스' 기능이 있어 읽은 책 목록이나 가계부 등을 표 형태로 정리하기에 최강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팀이나 가족과 함께 페이지를 공유하며 쓰기에도 좋습니다.
단점: 자유도가 너무 높은 게 독이 되기도 합니다. 초보자가 처음 열면 하얀 화면에 막막함을 느끼기 쉽고, 내용을 적는 시간보다 페이지를 꾸미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실전 팁: 처음부터 거창한 템플릿을 쓰지 마세요. 빈 페이지에
/제목명령어를 입력해 간단한 일기부터 쓰는 연습을 하세요.
2. 구글 킵(Google Keep): "복잡한 건 딱 질색인 실용주의자"
가장 단순하지만, 제가 가장 오랫동안 삭제하지 않고 쓰는 앱입니다. 노션이 두꺼운 백과사전이라면, 구글 킵은 책상에 붙여둔 '포스트잇'과 같습니다.
장점: 압도적으로 빠릅니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앱을 켜고 적는 데까지 1초면 충분합니다. 구글 계정만 있으면 완전 무료이며, PC와 스마트폰 간의 동기화가 번개처럼 빠릅니다. 음성 녹음을 하면 바로 텍스트로 바꿔주는 기능도 훌륭합니다.
단점: 긴 글을 쓰거나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기에는 부적합합니다. 메모가 수백 개 쌓이면 관리하기가 매우 까다로워집니다.
실전 팁: 구글 킵은 '임시 저장소'로 활용하세요. 여기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나중에 노션이나 블로그 글로 옮기는 식으로 쓰면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줍니다.
3. 옵시디언(Obsidian): "지식의 연결을 꿈꾸는 깊은 사고가"
최근 가장 급부상하고 있는 도구로, '제2의 뇌'를 구축하려는 분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장점: '링크'와 '그래프 뷰' 기능입니다. 메모와 메모 사이를 위키백과처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메모가 쌓이면 내 지식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거미줄 같은 지도로 보여줍니다. 또한 데이터가 내 컴퓨터에 저장되므로 보안이 철저하고 평생 소장이 가능합니다.
단점: '마크다운'이라는 특수한 글쓰기 문법을 익혀야 합니다. 꾸미기 기능이 거의 없어 텍스트 위주의 투박한 환경에 적응해야 합니다.
실전 팁: 공부한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학생이나 연구자라면 옵시디언의 '연결' 기능을 공부해보세요. 단순 암기가 아닌 통찰력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걸 골라야 할까요? (결정 장애 해결)
결정하기 어렵다면 다음 질문에 답해 보세요.
"나는 예쁜 게 중요하고, 기록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즐긴다" -> 노션(Notion)
"나는 정리고 뭐고 그냥 떠오르는 걸 즉시 적는 게 제일 편하다" -> 구글 킵(Google Keep)
"나는 공부한 내용을 깊이 있게 연결해서 나만의 지식 체계를 만들고 싶다" -> 옵시디언(Obsidian)
중요한 것은 어떤 앱이냐가 아니라, **'내 손에 익느냐'**입니다. 한 번에 정착하려 하지 마세요. 위 세 가지 중 마음이 가는 두 가지를 골라 딱 3일만 동시에 써보세요. 4일째 되는 날 당신의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먼저 누르는 앱, 그것이 바로 당신의 인생 메모 앱입니다.
[2편 핵심 요약]
노션: 다재다능한 만능 도구이지만 초기 학습이 필요함.
구글 킵: 속도가 가장 빠르며 즉각적인 아이디어 포착에 최적.
옵시디언: 지식의 개인화와 연결을 중시하는 헤비 유저용 도구.
공통 팁: 도구에 매몰되지 말고 일단 내 생각을 적기 시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음 편 예고: "분명히 적었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폴더를 만들지 않고도 원하는 정보를 1초 만에 찾는 '태그(Tag)' 활용법과 검색의 기술을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앱이 가장 끌리시나요? 혹은 현재 쓰고 있는 앱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공유해 주시면 제가 그에 맞는 세팅법을 조언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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